셋톱박스가 AI로 진화해
TV 셋톱박스(방송 수신용 단말기)가 최근 들어 단순 방송 수신 장비를 넘어 음향·AI(인공지능) 기기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유료방송 업체들이 코로나 장기화로 고객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프리미엄 홈 미디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셋톱박스에 고급 사운드 장비와 최신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것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3일 글로벌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과 함께 사운드바 일체형 AI 셋톱박스 ‘AI 사운드 맥스’를 출시했습니다. 가로 78㎜·폭 97㎜·높이 64㎜의 막대 모양에 40와트(W) 우퍼 스피커 두 개, 15W 풀레인지 스피커 두 개를 장착한 셋톱박스다. 뱅 앤 올룹슨의 음향 전문가가 스피커를 직접 설계하고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향을 튜닝(조율)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 TV(IPTV) 서비스 Btv에 특화한 음향도 제공합니다. 영상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음향이 알아서 조절됩니다. 뉴스를 방송할 때는 아나운서 목소리를 더욱 또렷하게 처리하고, 영화를 볼 때는 저·중·고음 별 음향 균형을 잡아주는 식입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한번 유료 방송 서비스에 가입하면 같은 셋톱박스를 2~3년 쓰는 게 일반적”이라며 “셋톱박스에 프리미엄 기능을 더하면 방송 서비스 요금 인하 경쟁을 하지 않고도 장기간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음성인식 기반 "누구" 적용해 사용자 인식
AI 사운드 맥스는 콘텐츠를 송출하는 단순 기기 역할에 그치지 않고 셋톱박스와 AI 기술을 결합해 가상 비서 역할을 합니다. SK텔레콤의 최신 음성 인식 기반의 AI 서비스 ‘누구’를 적용해 음성만으로 TV 프로그램을 고르거나 음향 크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사운드바가 소리를 더 좋게, 더 알맞게 송출하는 데에만 집중한 것과 달리 AI 사운드 맥스는 사용자 목소리의 방향에 따라 대답하듯 불빛을 내보내고(빔포밍 기술), 주변 소음만 효과적으로 제거해 사용자 음성을 인식합니다. AI 사운드 맥스는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고객을 겨냥해 모던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웜 블랙의 컬러로 제작됐다. 이 제품은 최근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1′에서 제품 디자인 부문 본상을 받았다.
이상범 SK브로드밴드 프로덕트트라이브장은 “오디오 전문 브랜드가 조율한 음향을 통해 집 안방에서도 영화관이나 공연장에서처럼 생생하고 몰입감 넘치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